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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수요칼럼] 편지엔 그리움, 추억, 기다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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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19-10-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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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과학과 문화의 발달로 시대가 자꾸 변하고 있다. 얼마되지 않은 시간을 옛날이라고 한다면 모든 새로운 것이 과학화되고 있다. 그 전 같으면 실무가 생기면 느긋한 마음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곤 했다.

  편지는 안부·소식·용무를 적어 보내는 글의 문안이다. 요즘 스마트폰의 발달로 전화로, 팩스로, 또 한 문자 편지로 신속하게 전송하기 때문에 손으로 쓰는 편지는 매우 드물어졌다. 연세가 든 사람들은 편지라 하면 과거에 경험했던 연애편지가 먼저 떠 오를 것이다. 편지는 종이에 적은 대화이다. 편지 내용을 애교스럽게 잘 쓰면 사랑의 고백이 되고, 내용과 사연에 따라 받았을때는 희망이지만 사정에 따라 읽고 나면 실망도 된다.

  넓은 의미의 편지는 소식과 지식의 전달자이고, 상업과 산업의 매개자, 상호면식의 추진력, 사람들 사이의, 그리고 국가 간의 평화와 친선의 매개체 역학을 해왔다.

  남녀간의 대화처럼 편지에도 진실이 담겨있어야 한다. 작가 미상의 어느 글에 뜻밖의 임의 글을 반갑게 받아보니/곳마다 눈물 흔적 글자가 흐렸구나/달 밝고 고요한 밤에 생각 더욱 설어워라. 소설가 유준현의 '사랑을 앓아봐야'에 사랑의 아픔을 표백한 한 장의 러브레터엔 성서보다 훨씬 인간적인 진실이 깃들게 마련이다.

  어제는 오늘의 그리움이여 가을날 소리없는 별아래 조용히 당신의 애틋한 사랑에 밤새워 고민하고 있다는 글귀도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주고받는 편지는 모두가 추억과 그리움이다. 사랑이란 사람들의 영혼의 가장 순수한 부분이 미지의 것을 향하여 갖는 성스러운 그리움이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움이란 서로가 떠나있어야 더욱 절실해지는 법이다.

  그리움을 두고 4자성어에, 상사일념-오직 임 그리는 마음이요, 오매불망은 자나깨나 잊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모든 사연들은 추억거리이다. 추억은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거나 못 잊어하는 추상이다. 그래서 지난 날의 불행한 추억도 감미로울 때가 있다.

  추억의 그리움이 남긴 그림자라하며 행복했던 날도 그리워지는 것을 고통이라 한다. 그래서 고생했던 추억도 지나고 보니 상쾌하다고들 한다.

  즐거웠던 추억은 오래 남고, 고통스러웠던 추억은 더 오래 남는다. 인간이란 오래 살려면 무엇이든 감상적인 과거의 유물을 지니고 있어야만 되는 법이라 한다. 옛날에는 군대 간 아들이나, 객지에 가 있는 가족이나, 멀리 타향으로 식구들의 소식을 들을 길은 편지 밖에 없었다. 그래서 편지를 두고 기다림의 쪽지란 말도 있었다.

  더욱이 타지에 간 애인으로부터 달콤한 사연을 들을 기회는 오로지 편지뿐이었고, 배달부가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기다린다는 것은 아름답고도 슬프다. 희망과 절망, 권태와 기대, 희열과 환멸. 서로 모순하는 생의 기도속에서 '기다림'의 꽃은 핀다.

  기대란 욕심에서 생기는 것으로 내 형편에 좋도록 모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역경에 처한 사람은 기다림만이 약이다. 뜬 구름 같은 희망이지만 기다림은 행복이다.

  약국에 가서 약은 사도 건강은 살 수 없고, 좋은 집은 사도 행복을 살 수 없는 것처럼 그리움과 추억은 행복을 기다리는 자의 소유이다.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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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